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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바르게 먹기

10일 단식 후기 (My 10-Day Water Fast)

by Above the Law 2016. 8. 31.



단식을 하게된 계기, 체중감량과 독소배출

단식을 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체중감량, 둘째는 몸속의 독소배출(detox)이었습니다. 우선 체중감량을 위해 단식을 한 것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으로 인해 과체중 및 비알콜성 지방간을 지난 수년간 지니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제 키는 181cm인데, 체중은 대학때 까지 70kg대 초반을 유지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과 함께 직장생활과 결혼 등 여러 요인으로 80kg를 넘긴 후, 지난 3-4년은 85-92kg 사이를 계속 오갔습니다. 체중 뿐 아니라 지방간도 문제였습니다. 술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마시지 않는데 지방간이 매우 심했습니다. 


1년전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초음파를 해주시던 선생님이 "지방간이 너무 심해서 간이 보이질 않는다, 이러다 10년 있다가 훅 가는수가 있다"라고 까지 말씀을 했었죠. 지방간, 꼭 술 때문이 아닌거 아시죠? 듣기로는 미국의 경우 지방간의 1/3사례가 비알콜성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당류와 인스턴트 위주의 기름진 식사로 지방간이 쌓이는 것이죠. 살을 빼서 건강을 되찾아야만 했습니다. 


둘째 목표는 몸속의 독소 배출이었습니다. 저도 단식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단식은 몸속의 독소를 빼내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구글을 잠시만 검색하셔도 금방 관련 자료를 찾으실 수 있을거에요. 


요즘 "먹는산업"이 고도로 발달하고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식의 이점에 대해 전파하는 목소리가 작을 수 밖에 없어요. 독소 배출도 약이나 특별한 보조식품을 먹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흔하죠. 하지만 단식이 답인것 같습니다. 직접 조사를 해보세요. 네, 그래서 단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체중감량 그리고 독소배출. 


단식요법

단식을 영어권에서 water fast라고 하더라고요. 물을 제외한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지요. 저 같은 경우, 좋은습관개발원(http://thehabit.or.kr/)이라는 곳에서 판매하는 단식 세트를 선물로 받아서 그 프로그램에 따라 단식을 했어요. 여기 단체는 종교단체와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단식에 대해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한다기보다 단식의 치료효능과 건강회복 능력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곳 단식 세트에 3가지 재료가 들어 있었습니다. 

(1) 차 액기스 - 매일 수시로 따뜻하게 물에 타서 음용하여 일일 총 3L정도의 차를 마심, 

(2) 된장차 가루 - 오래 묵은 된장가루가 냉동건조 되어 있고, 하루 3번 한 두 스푼 타먹음, 

(3) 유기농 설탕 - 이것도 하루 3번 한 두 스푼 따뜻하게 타먹음. 그래서 저도 10일동안 차, 된장차, 설탕 이렇게 단식을 했습니다. 


설탕을 먹으면서 이게 무슨 단식이냐고요? 물론 순수한 water fast는 아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그리고 한여름에(8월8일-8월18일) 단식을 했던 저에게는 정말 필요한 부분이었어요. 뭔가 치팅한다는 느낌이 약간은 들었던게 사실이지만, 일과를 소화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설탕을 통한 혈당조절이 성공적인 단식에 오히려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식과정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경우 첫날과 둘째날이 가장 힘들었어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던 순간이 첫날 저녁이었습니다. 몸이 음식을 섭취하는게 습관이 되어 있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그리고 첫째날 저녁부터 말할 수 없이 심한 두통이 찾아오더라고요. 두통은 3째날 오후까지 계속됐어요. 


음식에 대한 욕구와 허기짐은 3일 저녁쯤 되니 줄어들기 시작했고, 3일 저녁에 좀 몸도, 마음도 평온을 찾았던 것 같아요. 그리곤 4일 째 일어났을 때, 몸 컨디션이 정말 좋다 라는 감탄을 하게 됐어요. "아! 이느낌이구나" 싶었죠. 


4, 5일째는 참 좋았어요. 6, 7일째가 토/일이었는데 힘들더군요. 회사에서 일에 집중하면 하루가 훌쩍 가는데, 집에 있고 다른 사람들이 음식을 먹는것을 지켜보니 좀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8일째 부터는 또 몸 컨디션이 좋았어요. 


9, 10일째에는 솔찍히, "아, 이거 몇일 더 하는게 지금 내 몸에 좋을것 같다"라는 느낌도 들었고, 10일째에는 단식을 4일 더해서 14일을 채워보려고 진지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죠.


회사생활은 어땠냐고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좀 힘이 없어보인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집중을 하고,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 별 차이를 못느꼈어요. 통근을 할때 좀 힘이든다라는 느낌은 분명 있었고요. 


체중변화, 신체변화

체중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10일간 7.2kg 체중이 줄었습니다. 현재 단식이 끝난지 15일째인데요, 현재 체중은 79.7kg입니다. 단식을 종료하고 보식을 개시한 후 82.0kg정도까지 체중이 증가 했었는데, 식단을 계속 관리하니 다시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억지로 음식을 참는다거나 절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먹을때 배부르게 먹고 있는데, 음식 섭취 총량이 예전만큼 되지 않는 이유는, 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고기, 밀가루, 설탕, 튀긴것을 거의 일절 안먹고 있습니다. 


의지적인 노력이라기 보다, 단식을 하고나니 이 4가지 음식에 대한 욕구가 정말 저도 믿기 어려울만큼 줄어들었어요. 체중감량 수치로만 봐서는 정말 성공적인 단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체중 뿐 아니라, 피부가 많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늘 얼굴에 정체 모를 거친 뭔가가 나있고, 뾰류지 같은 뭔가가 늘 나있었는데, 한 5,6일째가 지날 때 제가 거울을 보고도 깜짝 놀랄정도로 피부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피부가 좋아진다고 주변 사람들도 말하더군요. 그리고 얼굴과 목 쪽에 좁쌀같은 사마귀 같은것이 있었는데, 단식기간 중 이것들이 작아진다는 것을 만져서 알 수 있었고요, 단식종료 15일인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네요. 피부가 좋아진것은 저도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였는데, 정말 눈에 띌 정도여서 뿌듯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몸속에 제가 불필요하고 해로운 물질들을 집어넣어 왔는지 반성도 했고요. 


단식을 시작하면 신체는 생존본능을 발동해 몸에서 제일 필요없는 것을 태워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몸속에 제일 필요 없는게 뭘까요? "독소"겠죠. 과학적 입증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단식에 대해 연구하며 많이 읽고, 들었던 내용이에요. 몸속의 지방이나 피부의 잡티 등이 이런것에 우선적으로 몸이 "태워 없애는" 것에 해당할 것 같네요. 단식으로 암을 치료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있는데, 이 치료현상도 몸이 단식기간에 스스로 몸속에 있는 나쁜것을 없애나가는 원리에 의한것이 아닌가 싶어요.


멘탈/입맛 체인지

단식이 끝나는 직전까지도 많은 것들이 먹고 싶었어요. 과자, 라면, 고기, 만두, 도넛 등등. 보식을 빨리 마치고 이런것들을 먹으려고 계획까지 세워두었죠.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요. 단식종료 15일이 지났는데 이런건 입에도 안댔습니다. 


막상 보식을 시작하니 이런 음식들은 입에 넣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제 몸이 제게 아주 강력하게 알려주더라고요. 무슨말이냐고요? 그냥 이런 음식을 보면 예전처럼 먹고 싶지가 않아요. 딱 보면 아 이 음식은 입에 넣어서는 안되는 악(evil)이다! 라는 물리적 반응이 온다고 해야 할까요? 그냥 본능적으로 입에 넣기가 싫어져요. 


이게 원래 인간이 자기 몸을 지키고 생명을 보존하는 본능(즉, 나쁜걸 입에 넣지 않음)인데, 그 본능이 죽어 있다가 단식을 통해 되살아 난 것이라고 할까요? 해보지 않고는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실거에요. 


공부 또 공부, 조심 또 조심

단식은 위험합니다. 정말 위험합니다. 잘못하면 몸이 망가질 수 있어요. 제가 위에서 언급한 좋은습관연구원도 단식 재료세트를 해당 단체로부터 2박3일 교육을 수료한 사람에 한해 판매하고 있어요. 전화로 구해보려 했더니, 절대, 절대 못판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제대로된 교육과 학습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에요. 무턱대고 살을 뺀다고 다이어트를 하고, 보식을 잘못해서 몸이 오히려 상할 수 있다는거죠. 


단식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지만, 보식은 제대로 하려면 충분한 지식이 필요해요. 꼭 연구 또 연구를 해서 바로 알고, 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의 지도 하에 단식을 하기 바래요. 특히 장기 단식인 경우요. 이 부분 꼭! 기억하시고 쉽게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추천하냐고요? 추천합니다. 현대인의 식습성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단식을 해보면 깨닫게 되실거에요. 어쩌면 단식이 life-changing experience가 되실 수도 있습니다. 또 할꺼냐고요? 네, 자주는 아니더라도 1년에 한번 또는 2년에 한번정도 14일정도 기간으로 단식을 해볼까 생각 합니다. 



관련글: 이 글 쓴 이후, 단식 종료 후 30일 되는 날에 2차 후기를 썼습니다. 

10일 단식, 그 후 30일 이야기 - 단식 효과 유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