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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제주여행] 제주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여행지 (2): 너븐숭이 4.3기념관, 서우봉 진지동굴

by Above the Law 2017. 11. 19.

▲ 너븐숭이 4.3기념관 전경


제주도 하면 멋진 바다, 신비한 숲, 맛있는 해산물이 제일 생각납니다. 저도 제주도를 세 차례 방문하는 동안 제주도를 "좋은 관광지"로만 경험하고, 생각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주도를 방문해서, 제주도의 아픈 역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1) 제주 4.3평화공원, (2)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과 서우봉 동굴, (3) 알뜨르 비행장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지난 글을 통해 4.3평화공원을 소개해 드렸고, 오늘은 함덕 너븐숭이 4.3기념관과, 기념관에서 조금 떨어진 서우봉 진지동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북촌리

북촌리는 제주시 조천읍 동쪽 끝에 위치한 해변 마을입니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가시다 보면 위치한 아름다운 함덕해변이 있지요. 함덕 다음 동쪽으로 위치한 곳이 북촌리 입니다. 북촌리는 일제시대에 항일운동가가 많았고 해방 후에는 인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치조직이 활성화 됐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전 4.3평화공원에 대해 소개드리며 4.3사건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이곳 북촌리에서도 희생자들이 많았고, 이를 기리기 위해 너븐숭이 4.3기념관이 세워진 것입니다.

 

북촌리 4.3학살

북촌리 4.3학살관련 주요 일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1947 8 13: 삐라를 붙이던 주민들을 향해 경찰이 발포, 3명 부상

- 1948 4 21: 무장대가 북촌리의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를 공격, 선거기록을 탈취

- 1948 6 16: 북촌포구에서 경찰관 2명이 무장대에게 살해됨

- 1948 12 16: 북촌리 근방 낸시빌레에서 군인이 주민 24명을 학살

- 1949 1 17: 군인 2명이 무장대 습격으로 숨지자 군인들이 북촌리 주민 약 300여명을 한날 한시에 학살. 이 사건은 4.3 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 희생을 가져온 학살이었으며, 북촌국민학교를 중심으로한 동/서쪽들과 밭에서 자행되었음.

 

너븐숭이 4.3기념관

기념관 규모는 작습니다. 내부 전시 또한 많지 않습니다. 기념과 자체 관람은 금방 끝나실 것 입니다. 인근에 있는 위령비와 각명비, 순이삼촌비, 너븐숭이 애기무덤, 서우봉 진지동굴 등을 둘러 보시며 역사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기리는 시간을 갖는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치: 제주시 조천읍 북촌3길 3 (북촌리 1599)

전화: 064-783-4303

이용시간: 10:00~17:30

휴무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입장료: 무료




▲ 북촌 4.3관련 유적지 도보코스. 저는 기념관과 [1]번 서우봉 일제 진지동굴을 방문 했습니다



▲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했다고 말조차 못하던 수십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 인근 4.3유적 안내도



▲ 순이삼촌 기념비: 문화적 양심으로 고향의 아픈 역사를 소설화하여 세상에 알린 현기영. 현기영의 책 '순이삼촌'을 기념한 기념비. 이 소설로 현기영은 많은 고초를 당했지요. 일부러 이곳에 피를 상징하는 화산송이(붉은 돌)을 깔아 놓았습니다. 근처를 둘러보면 이 돌이 이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돌 같아 보이더라고요. 


▲ 기념관 앞 애기무덤. 1949년 1월 17일 대학살 당시 인명희생이 많았던 곳. 아이들의 돌무덤 몇 기가 당시 매장한 상태로 남아있다. 




서우봉 일제 진지동굴

기념관에서 조금 떨어진 서우봉으로 가시면 일제 진지동굴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진입로 위치는 아래 빨강 화살표로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너븐숭이 4.3기념관에서 거리는 멀지 않아요. 네이버지도 기준으로 약 600m 떨어져 있네요. 차로 이동하시는 경우, 진입로 입구에 주차를 하시고 걸어 올라가시면 됩니다. 차를 주차하시고 동굴을 둘러보고 오시는데 예상되는 소요시간은 약 20분 정도 되겠습니다. 




진입로를 쭉 따라 올라가시다 보면 아래와 같은 팻말이 있습니다. 일본군 진지동굴이 있다고 설명해 주고 있네요. 


주의: 동굴까지의 길은 길이 썩 좋지 않고, 위험합니다. 해변 끝자락을 걷기 때문에, 오른편으로는 파도치는 바다가 매우 가깝게 느껴지실거에요. 길이 약간 험해서,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가시기에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뱀도 출몰 할 수 있다고 하니 유의 하시고요. 


▲ 팻말이 보입니다. 길 조심하세요! 길이 좀 험합니다. 



▲ 약 100m정도 해변길을 따라 계속 들어가시면 동굴이 보이실거에요. 나름 사람들의 왕래가 있어서 그런지 길이 나있습니다. 길을 잃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 첫 동굴입니다. 이런 동굴 3개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동굴은 E자로 연결이 되어 있어요. 입구가 3개가 있는 것이고, 동굴의 안쪽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 이죠.


▲ 사진이 밝게 나왔지만, 실제 밖에서 들여다 보면 매우 음침하고, 동굴이 깊고 어둡습니다. 


▲ 조심스레 안쪽으로 들어와 입구 방향으로 찍어봤습니다. 


▲ "E"자 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빛이 들어오는 입구가 2개가 더 보이시죠? 


동굴에 들어가 보니 정말 느낌이 묘했습니다. 일본군들이 제주도를 진지화 하기 위해 파 놓은 동굴. 수많은 제주도민이 강제로 투입되 이 동굴들을 팠겠죠. 공사 중 사망한 제주도민도 있었을까요? 일제가 끝나고 광복을 얻었지만, 4.3때 이런 동굴들에 사람들이 숨어 지냈다고도 합니다. 일제가 파놓은 동굴에 동족을 피해 숨은 아이러니하고 아픈 역사의 현장입니다. 동굴 안에 들어가는데 기분이 정말 묘했습니다. 


참고로, 혼자 찾아 방문하시기에는 약간 무서우실 수 있습니다. 인적도 매우 드물고, 길도 험하고, 동굴에 막상 도착하면 생각보다 어둡고 음침한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