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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산악회 버스타고 산에 가는법 & 후기

by Above the Law 2019. 9. 21.

 

안녕하세요. 산악회버스타고 등산가는 후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산이 좋은데, 좀 먼 산에 가고 싶으신가요? 운전을 직접 해서 가도 좋지만 힘들어요. 이럴 때 산악회에 끼어서 가면 좋아요.

 

산악회에 대한 편견이 있으신가요? 어떤 산악회가 좋은지,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알려 드릴게요.

 

저는 산을 좋아하게 된지 몇 년이 되지 않았고 등산 애호가 치고는 나이가 어립니다. 친구들 중에 등산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가족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처음엔 혼자 차를 몰고 갔어요.

 

그런데 먼 산 차 몰고 갔다오는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갈때야 잠 좀 덜자고 일찍 일어나 두세 시간 차 몰고 가면 되지요. 문제는, 3~5시간 등산으로 땀 뻘뻘 흘린 후 운전대를 잡으면, 졸음이 장난이 아닙니다. 위험할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어요.

 

 

그래서 산악회를 알아보게 됐습니다. 저도 산악회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없지는 않았어요. (불륜의 온상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친목중심" 산악회 말고, "등산중심" 산악회가 아주 많습니다. 잘 활용하시면 훨씬 편한 등산을 즐기실 수 있어요.

 

 

불륜 vs 등산

회사 사람들에게 산악회 버스타고 산에 간다고 말하면, 한결같이 되돌아오는 말이 있어요. "? 산악회? 그거, 불륜의 온상이라던데?"

 

산악회는 크게 두 분류가 있는 것 같아요. "친목중심"산악회, 그리고 "등산중심"산악회.

 

"친목중심"산악회는 이름부터 특정 나이대 (예: 4050), 지역, 또는 출신명을 (: ㅇㅇ초등학교) 산악회 이름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고정 멤버들이 산에 가며 친목을 다지는 것 이죠. 이런 산악회는 여러 대의 버스가 한 곳의 목적지로 가는 것 같아요.

 

산악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음주가무

반면 "등산중심"산악회는, 매주 사람이 바껴요. 무슨 뜻이면, 산악회 한곳에서 매주 5~10곳 산행지를 정해 놓습니다. 회원들은 가고 싶은 산을 신청하고, 각 버스는 다른 산행지로 갑니다. 인터넷 산악회카페 회원이 대부분 몇만명 되니까 매번 사람이 바뀔 수밖에 없죠.

 

매주 모이는게 목적인 "친목중심"산악회랑 반대로, 목적지(산) 기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등산중심"이라고 썼어요.

 

 

버스 타시면, 버스에서 등산 지도를 나눠 줍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ㅇㅇ지점까지 몇 시 몇 분까지 산행 마치고 오라고 알려 줍니다. 같이 일행으로 등산하지 않아요. 그냥 각자 알아서 산 타고 시간 안에만 버스로 다시 오면 되는 것이죠.

 

분당쪽 사람들이 탑승하는 죽전 간이정류장 모습입니다. 이보다 더 붐빌때가 많아요

이런 "등산중심" 산악회를 기준으로 설명드리려 합니다. (부득이하게 수도권 중심으로 산악회를 소개드리는 점 양해 바랍니다)

 

인터넷 산악회 소개

자 그럼 어떤 산악회들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인터넷 산악회는 대부분 Daum카페에 있어요. 개설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사가 꽤 된 곳들이 많아요.

표가 자꾸 깨져서 이미지로 넣었습니다. 다음카페에서 산악회 이름을 치시면 바로 뜹니다

 



산악회 버스 신청하기

신청해서 산에 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1) 위 카페들에 들어가서 가고 싶은 산을 찾으세요

카페에 간단한 가입절차를 거치면, 이번 주말, 다음 주말, 그 다음 주말까지 출발하는 산행지 목록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별로 맘에 안 든다고요? 다른 산악회 카페에서 산행지들을 확인해 보세요.

 

(2) 돈을 입금하고 자리 예약하기

맘에 드는 산을 찾으셨나요? 카페 내 안내에 따라 돈을 미리 입금하시고 자리를 예약하시면 됩니다. 안내 글에 계좌번호와 연락처가 있을 거에요. 대부분 산악회는 좌석도 미리 지정 할 수 있습니다.

 

설악산

 

이때, 탑승을 어디서 하는지 미리 댓글 등을 통해 남겨 놓으셔야 합니다. 예를들어 버스가 일산에서 출발해, 시청, 양재, 죽전간이정류장을 거쳐 목적시로 간다면, 나는 어디서 탑승을 하는지 미리 알려야 하는 거죠. 인원 파악을 위해 그러는 것 같습니다.

 

(3) 취소여부 확인

, 내가 신청했다고 그 버스가 반드시 출발하는 게 아닐 수 있어요!! 취소되는 주된 이유는, 인원부족입니다. 해당 산으로 신청한 신청자가 부족해서 버스가 출발할 수 없게 되는 경우죠. 44인승 기준 버스면 약 25~28명이 되어야 출발 하는 것 같습니다.

 

취소 시 문자 알림을 해주는 산악회도 있지만, 핸드폰 번호를 별도 수집하지 않는 곳은 카페에만 공지하니까 꼭 최종 출발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출발 하는 것으로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낭패 볼 수 있는거죠. 물론 이렇게 취소되는 경우 환불을 해 줍니다.

 

(4) 산에가기

당일날, 정해진 탑승 장소로 가시면 됩니다. 처음이신 경우에 주의하실 것은, 버스가 "엄청" 많고 복잡합니다. 여러 산악회 버스가 수십대 있으니, 제대로 찾아 타는 것도 일입니다.

 

버스마다 인솔자가 있지만, 각 탑승지에서 몇 명이, 누가 타는지 꼼꼼히 안 챙깁니다. 내가 알아서 잘 타야 되는 분위기에요. 이 점 주의 하세요.

 

지리산

 

산악회 버스 장점!!

위에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도 차 몰고 산에 다니다 산악회 버스로 방법을 바꿨습니다. 산악회버스 타고 가면 장점이 많아요.

 

(1) 싸다

차 몰고 지리산을 서울에서 왕복한다고 하면 통행료 포함 돈 10만원 들꺼에요. 산악회 버스로 갔다 오면 왕복 25,000이면 충분합니다. 기차나 대중교통으로 보다 싸요. 대중교통 절반 수준인 것 같습니다.

 

(2) 덜피곤하다

버스타면 도착할 때까지 잘 수 있어요. 하산해서 집에 올 때까지 잘 수 있어요. 졸음 운전하다 사고에 처하는 위험이 없지요.

 

(3) 다양한 산 골라갈 수 있다

위에 산악회는 몇 개만 추린 것입니다. 이 외에도 더 있어요. 위에 있는 산악회들만 합쳐도 매 주말 산행지가 100곳 가까이 됩니다. 그중에 내 입맛에 맞는 산을 고르면 됩니다. , 가장 대표적인 코스로 등산코스도 안내 해주니, 코스를 짜는 고민할 필요도 없어요.

 

 

Q&A 질문있어요!

Q. 불륜의 온상이라던데?

위에 "친목중심"산악회, "등산중심"산악회를 구분해 말씀 드렸죠? 제가 다녀본 이런 "등산중심"산악회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누가 말도 안 걸어요. 그냥 산이 좋은 사람들이 버스비 분담해 산에 가는것으로 보시면 되요.

 

"친목중심"산악회는 가본 적이 없네요. 그런 곳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Q. 밥 주나?

옛~날에는 밥을 주는 편이었다 하는데, 요새는 안주더라고요. 위 목록 9곳 중 다음매일산악회는 김밥을 주더라고요. 별맛 없어요.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알아서 싸가면 됩니다.

 

Q. 같이 다니기 귀찮지 않나?

위에 말씀드렸듯이,산악회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같이 다닐 필요가 전혀 없고, 그런 분위기도 아닙니다. 신청을 지인들끼리 한 분들은 당연히 같이 산행하시겠죠. 그렇지 않은 이상, 말도 안거는 분위기인 경우가 많아요. 이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Q. 젋은사람들 좀 있나?

등산이라는 취미는 아무래도 연령대가 좀 있는 사람들이 좋아 하지요. 산악회 버스도 아무래도 젋은 사람보다 연령이 있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TIP을 드리자면, 같은 목적지(산)이라도 가격이 더 비싼 산악회로 가세요. 젋은층보다 노령층이 비용에 더 민감하신지, 더 싼 산악회의 연령대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북한산

 

TIP

1. 장거리나 무박은 편한 차량이 낫다

지리산 종주, 설악산 종주, 전남 먼 산은 무박 산행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에서 밤 11시나 출발해서 새벽 3,4시 쯤 목적지에 도착,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죠. 이런 먼 거리 산행은 가능한 편한 버스로 가세요.

 

위에 "28인승산악클럽"같은 경우, 28인승 우등형만 운영을 합니다. "다음매일산악회"는 일반형 버스이긴한데, 복도쪽 좌석을 복도 방향으로 좀 더 뺄 수 있는 구조인 차량이에요. 창측에 앉은 사람과 간격이 좀 더 생기는거죠. "좋은사람들"산악회도 44인승이 아닌, 40인승 또는 36인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앞뒤 레그룸이 확실히 넓더라고요.

 

 

꼭 무박산행이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가면, 등산이 더 행복합니다. 이런 부분도 신청시 미리 알아보고 고려하면 좀 덜 피곤 한 산행이 될 수 있겠습니다.

 

돈 더내도 좋으니 모든 산악회 버스가 28인승으로 운영 했으면 좋겠어요

 

2. 예약은 너무 일찍도, 너무 늦게도 NO

위에 이미 말씀드린 대로 신청자가 많지 않으면, 해당 산행버스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아예, 신청을 빨리하지 않고, 어느정도 출발이 예상되는 인원이 신청을 했다 싶으면 신청을 합니다(10명 이상 됐을 때). 너무 늦게하면 또 뒷좌석만 남을 수 있으니, 적당히 타이밍을 봐야죠.

 

3. 블야100에 치중하는 편 - 보물을 찾아봐라

산악회 버스들이 상당부분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에 맞춰 갑니다. 그 산들로만 간다는 것이죠. 물론 100대명산이 좋은 산들이 많습니다. 100대 명산을 어느 정도 갔다 싶으면, 다른 산들도 탐험하면 좋겠죠. 100대 명산 외에도 좋은 산들 종종 올라오니 잘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블랙야크가 등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대견하긴 하지만, 산에갈때 마다 이런 인증 인파는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듯

 

4. 실내화 목베개

오고 가면서 편하게 갈 수 있도록 실내화와 목베개 등을 챙기시면 좋습니다. 등산화 신고 몇 시간 차 안에 앉아 있으면 발도 답답하죠.

 

5. 늦으면 가버린다

산행 마치고 버스로 몇 시까지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이거 꼭 지키셔야 합니다. 늦으면 기다리고 있는 수십 명 인원의 귀가를 지연시키는 일일 뿐 아니라, 아예 버리고 가는 수가 있습니다. 저도 여러 번 목격 했습니다. 늦으면 아주 조금 더 기다려주다가, 버스 내 짐을 인근 가게나 편의점에 맡겨버리고 가차 없이 가버리더라고요. 무리한 코스 선택으로 늦으시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죠.

 

6. 젊은산악회?

위에 Q&A에 언급 했듯이, 같은 목적지라도 더 비싼 산악회로 가시면 연령대가 더 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파릇파릇 젊은 또래끼리만 산에 가고 싶으면, 그런 산악회도 존재 합니다. 다만 이런 산악회들은 대부분 소규모이고, 친목중심 산악회에요. 

 

가야산 만물상 (합천)

 

추천하는 산악회?

위에 있는 산악회, 반더룽과 온라인산악회를 빼고 모두 다 가봤습니다. 다 괜찮아요. 프로페셔널하게 운영되고 있고, 산악대장님들도 안내 잘해주시고 다 추천할만합니다.

 

산악회별로 연령대가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같은 목적지라도 가격에서 약간 차이도 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가격대가 더 싼 곳에는 연령층이 더 높고, 같은 목적지이지만 가격이 더 비싼 곳은 연령층이 더 낮더라고요. 젊은 층이 비교적 취미생활에 돈을 쓰는데 더 관대해서 그런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좋은사람들", 그리고 "다음매일산악회"를 애용합니다. 좋은사람들은 카페가 아니고 홈페이지가 메인사이트인데(위에 링크 있어요), 여긴 고정멤버들이 많은 곳 같아요. 예약이 2,3주 전에 차버립니다 (출발 1주일 정도 놔두고 취소하는 사람들이 생기니 타이밍 봐서 신청해도 되고요). "좋은사람들"은 신청자 미달로 출발이 취소되는 경우는 못 본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위에 산악회들 사실 다 괜찮고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곳저곳 다녀 보시면서 나에게 맞는 곳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이었습니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