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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제주여행] 제주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여행지 (3): 알뜨르 비행장, 섯알오름 학살터

by Above the Law 2018. 5. 2.


네비 믿고 가시다가 논두렁으로 빠집니다! 알뜨르 비행장 가는길을 제대로 알려드릴게요!!


제주도 하면 멋진 바다, 신비한 숲, 맛있는 해산물이 제일 생각납니다. 저도 제주도를 세 차례 방문하는 동안 제주도를 "좋은 관광지"로만 경험하고, 생각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주도를 방문해서, 제주도의 아픈 역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1) 제주 4.3평화공원, (2)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과 서우봉 동굴, (3) 알뜨르 비행장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지난 글을 통해 4.3평화공원, 그리고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과 서우봉 동굴을 소개시켜드렸고, 오늘은 알뜨르 비행장과,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섯알오름 학살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제주 4.3 평화공원 소개의 글 (클릭)

(2)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과 서우봉 동굴 소개의 글 (클릭)








알뜨르 비행장?

알뜨르 비행장 그 이름도 특이합니다. 알뜨르는 제주 방언으로 넓은 뜰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현지 지명을 따서 모슬포 비행장이라고도 불리우는데요, 과거 일본군 비행장입니다. 지금도 이곳에는 활주로의 형태를 볼 수 있으며, 군데군데 흩어진 항공기 격납고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일본 제국주의는 `결7호작전`이라는 군사작전으로 제주도를 자신들의 본토 사수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삼고 관동군 등 일본군 정예병력 6만-7만여명을 제주도에 주둔시켰습니다. 당시 제주도 인구 25만여명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의 병력이 제주에 들어온 것이지요


일본군은 각종 해안기지와 비행장, 작전수행을 위한 도로 건설 등 각종 군사시설 건설에 나서는 한편 제주 섬사람들에게 식량지원 등도 요구했으며 이곳 알뜨르 비행장도 일제가 중국 침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본토 사수를 위한 `옥쇄`지역으로 삼았던 아픈 상처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알뜨르비행장은 중일전쟁을 수행하면서 중국대륙 침략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1926년 처음 계획된 비행장 건설은 1930년대 중반까지 10여년 동안 1차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일본군은 1937년에 비행장 확장계획을 세워 기존 20만평에서 2차로 1945년까지 80만평으로 비행장을 확장해 사세보의 해군항공대 2500여명과 전투기 25대를 배치했습니다.가미가제호 조종사들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하네요.


주민들이 지금 밭으로 사용하는 알뜨르 평야에는 당시 건설된 20여개의 격납고가 해안을 향해 자리잡고 있습니다. 5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으나 무척 견고하게 만들어져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부근에는 대공포 진지와 정비고, 막사로 사용했던 건물들의 흔적도 있어요. 


제가 방문 했을 때는 알뜨르 비행장에서 비엔날레를 하고 있었고,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여러 전시물들이 있었습니다 2017.12.31까지 전시를 한다고 보았던것 같은데, 지금도 전시물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알뜨르 비행장 (제대로) 가는길

저는 네비 믿고 갔다가 논두렁길로 가게 됐습니다. 알뜨르 비행장이라고 네비에 치시면 밭 한복판으로 네비가 자동차를 이끕니다. 논길 비포장 도로를 달리시게 되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알뜨르 비행장"을 치고 가시지 마시고, 아래 지도에 보이시는 "환태평양 평화소공원"을 찍고, 해안가의 큰길로 가셔야 합니다. "태평양 평화소공"에서 알뜨르비행장으로 몇백 미터만 진입 하시면 큰 주차장 공터가 있습니다. 여기에 차를 주차 하시고 둘러보시면 되요. 괜히 "알뜨르 비행장" 바로 찍고 가셨다가 논길에서 고생하시는 일 없도록!!!








섯알오름 학살터

알뜨르 비행장 바로 옆에 있는 곳으로, 같이 들르시면 뜻깊은 시간이 되실 것 같아요. 주차장에 차를 그대로 두고, 조금만 걸어 올라가시면 기념비와, 학살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섯알오름 학살터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모슬포를 중심으로 한 서부지역의 예비검속자들이 집단 학살된 장소입니다. 희생자가 211명이나 됐고, 아직도 발굴하지 못한 유해가 있다고 하네요. 


*예비검속자: 예비검속법에 따라 일제 강점기에 범죄 방지 명목으로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여 감금된 사람들을 의미 합니다. 친척이나 가족 중에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있거나 다양한 이유로 예비검속을 당하였죠. 6.25전쟁이 발발하자 "빨갱이"로 구분(?)된 이들 예비검속자들을 집단 학살한 것입니다. 이곳 섯알오름에서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 그리고 육지 각지에서 수천명이 이렇게 학살을 당하였습니다. 


학살터에는 당시 상황과 희생자들의 죽음을 상세히 설명한 비석도 있고, 비석 앞에는 희생자들이 당시 그들이 끌려가는 곳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트럭에서 하나 둘 떨어뜨렸던 소지품을 형상화 한 조각물도 있습니다. 











올해는 제주 4.3 70주년의 해 입니다. 4.3을 기억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갖으시면 뜻깊은 제주 여행이 되실 것 같아요. 


제주 4.3평화재단에서 발간한 "제주 4.3 바로알기" PDF 책자 링크입니다 (클릭). 더 관심이 가시는 분은 읽어보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