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샤워의 효과를 제 경험을 곁들여 말씀드릴게요. 냉수샤워를 생활화하고 있고, 최장 기록은 90일 연속 찬물 샤워를 해봤습니다.
제일먼저 말씀드릴 것은, 냉수샤워는 몸이 아니라 정신을 위해 하는것입니다. 인터넷 글들을 찾아보면 대부분 지방연소, 혈액순환, 피부미용 같은 몸에 나타나는 효과를 나열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찬물샤워는 강인함, 자신감, 침착함, 인내심 향상 같은 정신적 효과가 훨씬 큰 것 같습니다.
냉수샤워는 오늘의 작은 승리를 위한 것!
얼마 전 유튜브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습니까? 이불부터 똑바로 개세요"라는 미 해군대장의(William H. McRaven) 스피치가 유명해졌습니다. 영상을 보실 필요는 없는데, 혹시 관심 있으시면 여길 클릭하세요(Youtube영상클릭).
취지는, 귀찮거나 싫더라도 삶의 기본 훈련에 충실하면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는 삶의 자세가 길러진다는 거에요.
냉수샤워도 약간 비슷해요. 찬물샤워는 아무리 해도 정말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매번 그리고 매일 불편하고 싫어요. 일주일 하면 익숙해진다고요? 순 거짓말입니다. 할.때.마.다. 하기 싫은 게 냉수 샤워입니다. 여름에도 그렇고 겨울에도 그래요. 물을 틀기 직전까지도 10번은 맘이 왔다 갔다하곤 합니다.
그걸 매일 아침 해낸다? 그 싫은일을 해낸 순간, 오늘 하루는 작은 성공을 이미 이룬거에요. 그 하루는 더 긍정적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펼쳐집니다.
뜬구름 같죠? 10일만 해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수 있습니다! 냉수샤워를 통해 의지(Willpower)를 기른다, 강인함을 기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것 같아요.
흔들리지 않는 중추신경!
냉수가 몸에 닿으면 뛰쳐나가는게 정상입니다. 몸은 뜨거움과 차가움에 자동으로 반응하고 그 환경으로부터 벗어나게끔 반응합니다.
찬물샤워는 몸을 강제로 불편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숨이 가빠오고, 눈이 번쩍 뜨이고, 막혔던 코가 뻥 뚫리고, 발을 동동 구르게 됩니다. 심박수는 올라가고, 몸을 웅크리거나 제자리에서 빙빙 돌아서라도 어떻게든 불편한 차가움을 줄여보려고 몸부림을 치게 됩니다.
바로 이때 호흡을 가다듬으세요. 몸의 움직임을 멈추고, 차분히 가만히 서서 냉수를 받아 들이세요. 등이 쫌 견딜만한가요? 그럼 몸을 돌려 견디기 힘든 가슴쪽에 냉수를 맞습니다. 머리, 목, 어께... 더 불편하고 냉기에 민감한 곳들을 찾아 냉수를 맞습니다.
긴 호흡으로 호흡하고, 웅크린 어께를 내려뜨리세요. 웅크린 몸의 긴장을 모두 풀고, 모든걸 받아들입니다. 처음에는 견딜 수 없었지만, 몸과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1분만 지나면 가능합니다.
정상이 아닌 상황을 내가 받아들여 평정을 찾는 것 입니다. 몸은 반응하라고 부르짖는데, 상황을 내가 통제한 것입니다.
이 훈련은 일상의 삶에 큰 도움을 줍니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환경을 받아들이고 차분히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게 뭔소린가? 예를 들어볼게요. 학교에서, 회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인 상황에서 예고 없이 갑자기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 또는 취업 면접에 들어갔을 때, 이런 상황을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능력이 정말 생겨납니다.
이건 위에서 말한 의지와는 좀 다른 느낌이에요. 저도 이걸 논리적으로 또는 의학적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이것도, 딱 10일만 해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실거에요.
예전에 긴장되던 상황들, 예전에 화나던 상황들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감과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정말이에요! 저같이 성격이 내향적이고 긴장을 쉽게 하는 성격을 갖고 계신다면 이 효과를 정말 크게 누리실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냉수샤워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몸에도 좋은 냉수샤워
위에서 말씀드린 정신적인 효과뿐 아니라 몸에도 좋은 게 냉수샤워입니다.
(1) 지방을 태운다
몸에는 White Fat과 Brown Fat이 있다는 걸 들어 보셨죠? Brown Fat은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오히려 칼로리를 태우는 역할을 합니다. 냉수샤워는 이 Brown Fat을 활성화시켜서 결과적인 체중 감소를 유도합니다. 찬물 때문에 몸이 차가워지면, 몸을 데우기 위해 Brown Fat이 칼로리를 태운다는 거죠.
연구에 의하면 몸을 저온에 노출시키면 Brown Fat의 대사율이 15배 증가한다고 합니다. 연 중 내내 이 대사율을 유지하면 1년에 약 4.5kg 체중 감량이 된다고 하고요. [각주1]
(2) 면역력을 높인다
찬물 자극이 혈중 백혈구를 자극하고 활성화시킵니다. 2007년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냉수샤워가 심지어 특정 암에 한해 항암효과가 있다고까지 했습니다.[각주2] 그리고 2016년 네덜란드 통계 연구결과에 의하면 냉수샤워를 생활화 한 인구는 직장에서 병가로 쉬는 일수가 더 적다고 합니다.[각주3]
감기가 걱정되는 겨울, COVID19 걱정되는 요즘, 냉수샤워로 면역력을 챙기는 게 좋겠습니다.
(3) 체내 순환을 증가시킨다
냉수에 몸을 노출시키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이 그만큼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심장도 빨리 뛰고, 혈액도 더 펌핑되겠죠? 체내 혈관, 림프관 등이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찬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떨어질 것 같은데, 체내 중심부 온도는 따뜻한 물로 샤워했을 때 보다 오히려 상승합니다.
(4) 운동 후 회복을 촉진시킨다
격렬한 훈련과 운동을 한 후 냉수에 몸을 담그는 영상을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바디빌더, 크로스핏 선수, 격투기선수 등 프로 선수들은 운동 후 절대 온탕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냉수는 체내 염증(imflammation)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냉수샤워로 마무리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고, 운동 후 발생하는 근육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5) 피부/두피를 보호한다
뜨거운 물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냉수샤워는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 줍니다. 그리고 혈액순환 촉진으로 피부를 탄탄하고 생기있게 유지해 줍니다.
얼굴 같은 경우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한 후, 찬물로 마무리해주면 좋습니다. 따뜻한 물로 모공을 열어 노폐물을 제거해 주고, 그다음 찬물로 모공을 다시 닫아주는거죠. 모발도, 찬물이 두피를 자극해서 모낭을 조여주는 효과로 튼튼한 모발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실천방법과 주의사항
참고로 심장병이나 몸 상태가 온전치 않으신 분들은 갑작스러운 냉수샤워를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 1회, 2분 이상 냉수샤워를 하시면 됩니다. 저같은 경우, 저녁에는 따뜻한물로 씻은 후 바로 이어서 2분 냉수샤워를 합니다. 매일 아침에는 냉수로만 2분 정도 냉수샤워를 합니다.
냉수샤워 하실때 2개 아이템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첫째, 샤워기 온도계인데요, 늘 일정한 냉수 온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몸상태, 마음상태에 따라 물 온도가 다르게 느껴지는데, 온도계는 속이지 못하죠. 아래와 같은 제품이고, "샤워 온도계"라고 검색하시면 됩니다. 직접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준비물은 스톱워치 타이머 입니다. 3분을, 5분을 작정해도 30초가 지나면 뛰쳐 나가고 싶은게 정상입니다. 맘먹은 시간을 꽉 채우기 위해서 스톱워치가 필요합니다^^ 스톱워치 없이 하면 기분에 따라 냉수샤워 시간이 왔다갔다 합니다.
결론
추천하냐고요? 강추합니다. 성차별적인 의견일 수 있겠습니다만, 남자에게는 더더욱 추천합니다. 딱 10일만 해보시면 이점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10일은 제대로, 잘 지키면서 해 보세요^^
매일 냉수샤워 하실때의 목표는, 냉수샤워를 마칠 때에는 찬물을 맞으면서도 완벽히 이완되어 모든 걸 받아들이는 몸과 맘의 상태를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남은 하루를 맞이하는 거죠^^
[각주1] www.lifehack.org/articles/lifestyle/surprising-benefits-cold-showe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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